“우리는 왜 그렇게 웃으며 버텼을까”
영화 바보들의 행진(1975)은 뚜렷한 목표 없이 방황하는 대학생 병태와 그의 친구 영철,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청춘들의 일상을 통해 1970년대 젊은 세대의 현실을 담아낸 작품이다. 이 영화의 줄거리는 전통적인 기승전결보다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전개되며, 주인공들은 연애, 학업, 군대, 취업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번번이 좌절한다. 병태는 세상에 순응하지도,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태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, 영철은 냉소와 허무로 자신을 방어한다. 이들의 대화와 행동은 웃음을 유발하지만, 그 웃음 속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사회적 억압이 스며 있다. 영화 속 청춘들은 ‘바보’처럼 보이지만, 사실은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었던 시대의 희생자들이다. 이 작품은 화려한 영웅담 대신, 무력하고 불완..
2025. 12. 16.